서울고등법원 '여성 신체 형상 성기구 수입 허가?'

손기택 기자 | 기사입력 2019/02/11 [11:32]

서울고등법원 '여성 신체 형상 성기구 수입 허가?'

손기택 기자 | 입력 : 2019/02/11 [11:32]

 

▲ 서울고등법원 전경

 

사회적인 풍속을 해친다는 이유로 여성의 신체 형상을 모방한 자위기구를 수입하는 것을 금지할 수 없다는 법원 판결이 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11일 서울고등법원 행정7(부장판사 김우진)는 수입업체 A사가 인천세관장을 상대로 낸 수입통관 보류 취소 소송의 항소심에서 1심 판단을 뒤집고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A사는 지난 2017년 머리 부분을 제외한 성인 여성 신체 형태의 실리콘 재질 성인용품 수입 신고를 했다.

하지만 이는 '풍속을 해치는 물품'이라는 이유로 통관이 보류됐고, 이에 반발한 A사는 소송을 냈다.

 

1심은 인천세관 당국의 판단이 옳다고 봤다. 물품이 사람의 존엄성과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왜곡했다고 할 수 있을 만큼 사람의 특정한 성적 부위를 적나라하게 표현·묘사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2심 재판부의 판단은 1신 재판부와 달랐다. 2심재판부는"상당히 저속하고 문란한 느낌을 주긴 하지만, 사람의 존엄성과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왜곡했다고 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의학이나 교육, 예술 등 목적으로도 사람의 형태를 띤 인형이 사용되는 만큼 그 인형의 묘사가 사실적이고 적나라하다는 것만으로 음란성을 판단할 수 없다"고도 지적했다.

 

이어 "'성기구'라는 맥락을 고려하더라도, 성기구 일반을 규제하지 않는 국내 법률 체계를 고려하면 수입 자체를 금지하는 일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는 "사적이고 은밀한 영역에서의 개인적 활동에는 국가가 되도록 간섭하지 않는 것이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를 실현하는 길"이라며 "성인의 사적이고 은밀한 사용을 본래 목적으로 한 성기구의 수입 자체를 금지할 법적 근거는 찾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고등법원 재판부는 헌법재판소 판례와 유럽연합(EU)이나 영미권일본·중국 등 동아시아권에서 사람의 형상과 흡사한 성기구의 수입·생산·판매를 금지하는 제도가 없다는 것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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